국내 10대 건설사 상반기 도시정비 수주액
26조3천억원…작년 연간 수주액의 94.5%

2023년 상반기,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일부 상위 건설사들은 이미 작년 연간 수주액에 근접한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건설사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도시정비사업을 확보 여부에 따라 수주액 규모가 크게 좌우

연합뉴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6조3천529억원으로, 이는 작년 연간 수주액 27조8천702억원의 94.5%에 달하는 규모이다.
현대건설(5조1천988억원),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 삼성물산(5조213억원) 등 상위 3개사가 각각 5조원 이상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수도권 대형 정비사업 수주 여부가 실적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한남4구역 재개발(1조5천695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천945억원) 등 수도권의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작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건설경기 침체와 양극화 현상

그러나 이러한 호조 속에서도 업계 전반의 건설경기는 심각한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건설기성은 26조8천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으로, 건설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건설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다.
대우건설(8천673억원)과 SK에코플랜트(5천958억원)는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주액을 기록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 수주 잠정 중단으로 인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 건설투자가 연간 6.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1998년(-13.2%) 이후 최대 낙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조차 수주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수주 실적은 외형적으로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 성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와 양극화 심화는 업계의 주요 과제로 남아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