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은 월세
서울 아파트 재계약 절반이 갱신권 사용

최근 국내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전세 중심의 임대차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세 사기 피해 증가와 금리 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월세 계약 비중 급증, 임대차 시장 판도 변화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5월 전국 주택 월세 계약 건수는 74만3,733건으로, 전년 동기(60만331건) 대비 23.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 계약 건수는 47만1,6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전체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2%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57.8%) 대비 3.4%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고액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의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는 1만8,035건으로 전년 동기(1만7,570건) 대비 2.6% 증가했다.
강북지역에서도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4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월세 계약이 체결되는 등 월세 시장의 고급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월세 갱신계약 증가와 계약갱신요구권 활용 확대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임차인들의 계약갱신요구권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R114 분석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계약 비중은 44.5%로 2022년 3분기(45.4%)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월세의 갱신계약 비중은 38.4%로 전월세신고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갱신권을 사용한 임차인들의 경우,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되어 평균 2,413만원(인상률 4.3%)의 보증금 인상에 그쳤다.
반면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재계약 임차인들은 평균 4,973만원(인상률 10%)의 보증금 인상을 감수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갱신권 사용 임차인은 최소 4년간 연 5% 이내 인상률로 동일 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만큼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갱신권을 사용하는 임차인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단순한 임대차 형태의 변화를 넘어 주거비용 증가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무주택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적절한 정책적 대응과 시장 안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전세 물량 확보와 월세 가격 안정화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