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들였더니 韓 떠난다” … 심해지는 ‘두뇌수지’ 적자, 한국 버리는 이유가 ‘이것’ 때문?



대한상의 SGI 분석…AI 고급인력 해외유출 심화
커지는 ‘두뇌수지’ 적자 폭에 기술경쟁력 약화 우려
두뇌수지
서울AI재단 김만기 이사장 / 출처 : 연합뉴스

우수한 교육을 받고 수조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진 인공지능(AI) 분야의 고급 인력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이 떠난 자리를 메울 외국인 인재 유입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두뇌수지’의 적자 확대는 국가 기술 주권의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AI 인재 순유출, OECD 38개국 중 35위 기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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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유출 / 출처 : 연합뉴스

SGI가 발표한 ‘한국의 고급인력 해외유출 현상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은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35위를 기록했다.

이는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 주요 선진국들과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전문인력의 유출과 유입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12만5천명이던 해외 유출 전문인력은 2021년 12만9천명으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전문인력은 4만7천명에서 4만5천명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두뇌수지 적자는 2019년 7만8천명에서 2021년 8만4천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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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순유출입 통계 / 출처 : 연합뉴스

인재 유출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SGI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 1인당 평생 공교육비는 2억1483만 원에 달하며, 해외 이주 후 발생하는 세수 손실은 3억4067만 원에 이른다.

이는 한국의 교육 투자가 결과적으로 해외 국가의 인적 자원 개발에 기여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SGI는 그 원인으로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부실한 연구 인프라, 국제 협력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상위 성과자일수록 해외 이주 비중이 높아 ‘유능할수록 떠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AI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역량 강화 방안’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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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AI위원회 / 출처 : 연합뉴스

고삼석 동국대 AI융합대학 석좌교수는 “국내의 고급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이 외국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지원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AI 고급인력 해외유출 문제는 단순한 인재 이동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SGI가 제안한 ‘브레인 게인'(Brain Gain) 전략으로의 정책 전환과 함께, 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 확립, 연구 환경 개선, 국제 협력 기회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규제보다는 진흥을 앞세운 미국이나 중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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