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귀화 결심한 이유 밝혀
선수들이 국적을 바꾸는 이유
종합격투기 추성훈 선수가 방송을 통해 일본으로 귀화한 배경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지난 2023년 3월 1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추성훈은 그동안 자신이 일본으로 귀화한 이유가 한국의 파벌 문제와 편파 판정 때문이라고 밝혀왔지만, 사실은 두 나라의 ‘훈련 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어 일본으로 건너간 추성훈이 재일교포 출신으로 겪었던 차별로 인해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다.
추성훈의 아버지는 유도를 하셨고 어머니는 수영선수 출신이라고 밝혔다. 운동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추성훈은 3살부터 유도를 접하기 시작했고, 그냥 언제부턴가 계속해서 유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역대회를 통해 우승을 3차례나 하는 등 일찌감치 유도선수로써 두각을 나타냈지만, 당시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그래도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며 끝까지 참으면서 버텼다고 한다. 이어 그는 “대학교 졸업할 때 일본의 한 실업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고, 월급을 많이 준다는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국적을 일본으로 바꿔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월급이 적어도 꿈을 가지고 해보자고 생각해서 한국으로 넘어와 부산시청에서 도전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추성훈은 꿈 하나만 생각하고 온 한국에서도 일본에서와 같은 차별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도 나는 재일교포 출신 이방인일 뿐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분명히 난 한국사람인데,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니 나는 도대체 어디 국적이지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추성훈은 2002년 결국 일본으로의 귀화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추성훈은 “한국하고 일본하고 운동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저한테는 일본 스타일이 잘 맞았다”고 고백했다.
귀화를 결정한 뒤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 말한 추성훈은 “할아버지와 엄마 모두 국적을 지키고 계셨기 때문에 제가 귀화하는 걸 걱정하셨다.
그런데 유도가 하고 싶어서 해야겠다 했더니 부모님은 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런데 나중에 일본으로 넘어간 뒤 다시 물어보니 추성훈의 부모님은 “마음이 아프지만 니가 선택한것이니 우리는 밀어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추성훈은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과거 방송에선 다른 이유로 귀화 설명했는데…
과거 2008년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추성훈은 당시 방송에서도 일본으로 귀화한 배경에 대해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이 탈락하게 되었다며, 파벌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추성훈은 “실력 외에 장벽이 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실력이 있어도 안됬다. 그건 확실하다.”며 “제가 유도 했던 당시에는 실력이 있어도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한 사람이 정말 많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발전 당시 전부 한판승으로 이기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판정으로 지게 된경우 이의 제기를 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며 “좋아하고 사랑해서 시작한 유도를 주변 상황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어디서 유도를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귀화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이 싫었을 것 같다.”라는 물음에 추성훈은 “그런 건 없었고, 서운하지 않았다. 내가 더 잘해서 다 한판승으로 이겼다면 괜찮았을텐데 내가 그 정도 실력이 되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배신, 선택?’…모국을 버리고 떠난 선수들
한편, 종합격투기 선수 추성훈 외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다른 나라로 귀화를 감행하는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있다. 이들은 두 명다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동계올림픽의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의 간판 선수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국적을 바꾸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 등에 출전해 귀화한 국가에 메달을 안기며 선수로서 활동을 이어 나갔다.
과거 한국 출신 감독들이 다른 국가의 대표팀을 맡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등 선전하는 모습들을 보인 적은 많이 있지만, 선수들이 국적을 바꾸고 국제대회에 출전해 시상대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특히, 쇼트트랙의 경우 한국이 압도적인 기량을 보유하고 있어 국제대회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보니 한국의 쇼트트랙 감독들이 해외로 진출해 한국 대표팀과 우승 경쟁을 벌였던 적도 있었다.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인 양궁역시 마찬가지이다. 양궁의 세계 최강국은 대한민국 이다.
그렇다보니 양궁 국가대표 감독들이 해외 여기저기 많은 국가에 진출해 있는 상태이고, 그래서 올림픽이 열리면 양궁 경기장에 한국인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태권도 역시 한국이 종주국인데다 실제로 국제대회 성적도 좋다보니, 한국의 감독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해 있는 상태이다. 때문에 다른 국가 선수들의 기량이 이제는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한때, 셔틀콕의 황제라 불렸던 박주봉 배트민턴 감독은 2004년 일본 대표팀을 맡아 일본 배드민턴을 세계 최고 수준의 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 대표팀은 현재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등에서 일본 대표팀에 뒤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효자종목 중 하나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리면 메달밭을 일궜던 쇼트트랙 종목에서 많은 지도자들이 해외에 진출했다. 장권옥, 전재수, 김선태, 박해근, 조항민 등 한국의 지도자들은 해외 각국으로 진출하여 쇼트트랙 최강 한국의 기술들을 전수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의 지도자들이 해외 각국으로 진출해 좋은 성적을 보이면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는 도중 뜻밖에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쇼트트랙에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무려 3개나 획득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급부상 했다.
하지만, 이후 2010년 벤쿠버 올림픽 선발전 당시 무릎부상으로 탈락하고, 대표팀 내 파벌 싸움에도 휘말리는 등의 사태를 겪었다.
또한, 2011년에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팀을 해체하게 되면서 4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하게 되면서 갈곳을 잃었다.
이런 상황이 되자 빅토르 안은 2011년 말 빅토르 안을 강력히 원하던 여러나라들 중 러시아로의 귀화를 선택했다. 이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여 3관왕을 하며 귀화한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려고 했던 빅토르 안은 러시아 선수단의 도핑 스캔들이 터지며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지도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빅토르 안은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중국 코치로 참여해 중국이 금메달2, 은메달1, 동메달1개를 따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쇼트트랙 출신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도 중국으로 귀화를 선택해 중국 선수가 되었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1500m 금메달을 따는 등의 활약으로 한국 쇼트트랙의 스타로 발돋움 하였다.
하지만, 그는 2019년 진천선수촌에서 후배와 장난을 치다 바지를 내려 강제 추행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결국 무죄를 선고받긴 했지만, 중징계인 1년 자격정지를 받기도 했다.
올림픽에 출전하고자 했던 린샤오쥔은 한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 국적으로 국제대회를 출전하면 3년이 지난 뒤에야 국제대회를 나갈 수 있다는 IOC규정에 의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린샤오쥔은 2022~2023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 5차, 6차대회에 출전해 남자 500m를 우승하였고, 한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안기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국가대표의 상징성 사라져…
빅토르 안, 린샤오쥔 처럼 국적을 바꾸고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면서 대중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훈련하고 성장한 선수가 다른 나라를 위해 선수로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이제 더이상 국가대표의 상징성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맹목적으로 국가에 헌신하는 것 보다 선수 개인의 생활이나 성취감 등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 중에서도 귀화를 택한 외국인들이 여럿 보인다. 대표적으로 탁구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지희, 최효주, 주천희 선수 등이 있다. 이들은 중국 출신으로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적도 있다.
덧붙여 케냐 출신의 남자마라톤 오주한, 미국 출신의 남자 럭비 안드레 진, 대만 출신 여자 농구 진안 등도 대표적인 귀화 선수들이다.
한국 선수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귀화를 선택한 사례들이 이미 많이 있어 더이상 선수의 귀화는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요즘도 있을텐데 15년 전이면 더 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