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5 보조금 자체 지원 결정
보조금 대상 제외 선제 조치
의미 있는 선례가 될 전망
폭스바겐이 정부 정책 변화에 수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ID.5 구매 고객들에게 지역별 보조금을 자체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 제외 결정에 ‘선제 조치’
폭스바겐코리아는 12일, ID.5가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유는 간단하지 않다. 2024년 11월 6일 개정되는 전기차 평가 규정 때문이다.
기존 평가 기준으로 시험을 통과했던 ID.5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항목에서 2025년 5월 6일까지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폭스바겐은 개정된 기준에 맞춘 자료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그 사이 보조금 대상 제외로 고객 불안이 커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보조금 브랜드가 ‘자체 부담’
폭스바겐코리아는 ID.5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지역별 정부 전기차 보조금 수준에 맞춰 동일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닌, ‘자발적 보상’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원 대상은 조치 시행일 이후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뿐 아니라, 이전 계약자 중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고객까지 포함된다. 단, 재고 소진 시까지이며, ID.5가 다시 보조금 지급 목록에 오를 경우 중단된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는 “고객의 우려를 해소하고 신뢰에 보답하고자 이번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신뢰를 최우선에 두고 더 큰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 이미지 상승 기대
ID.5는 올해 1분기, 유럽 전기차 중 국내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기록한 ID.4의 후속 모델이다. 출시 직후부터 높은 관심과 사전계약 수요를 끌어냈고, 이달부터 본격 출고가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신차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보조금 제외는 치명적일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전액 보조금 지원이라는 강수를 둔 배경에는 ‘판매보다 신뢰’라는 브랜드 철학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폭스바겐 보조금 지급은 ID.5의 재고가 소진되거나 향후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포털에 ID.5가 재등재되어 보조금 신청이 가능하게 될 경우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다.
특히 한 자동차 전문가는 “규제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 보호를 위한 브랜드의 결단이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