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시범 운행 시작
과속에 중앙선 침범까지
안전성 우려 목소리 커져

10년 넘게 공들여 개발한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공개되자마자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오스틴 시내를 자율주행으로 달리는 이 차는 ‘미래의 교통수단’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초기 운행 영상에서는 반대 차선으로 들어가거나 목적지를 지나쳐 멈추지 않는 등 불안한 모습을 여럿 노출한 것이다.
첫 시범 운행, 공개는 됐지만 ‘일반은 못 타’

지난 2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사의 자율주행차량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량은 테슬라 모델 Y로, 완전 자율주행(FSD) ‘무감독’ 버전이 탑재됐다.
현재는 일반인 대상 서비스가 아닌 시범 운행 단계로, 테슬라가 초대한 인플루언서나 팬들만 탈 수 있다. 요금은 회당 4.20달러(한화 약 5730원)로 고정돼 있으며, 지정된 지역 내에서만 운행된다.
차량 내부는 테슬라답게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탑승자의 클라우드 계정이 자동으로 연동돼 차량 내 후방 스크린에 개인 설정이 자동 적용되며, 와이퍼는 전방 카메라 주변만 닦아 자율주행에 필요한 ‘시야’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직원이 조수석에 동승해 승객을 모니터링하며, 차량 앞면과 옆면에는 ‘robotaxi’ 문구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문제는 그다음…갑자기 차선 넘어간 차량

하지만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빠르게 드러났다. 한 투자자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차량이 주행 중 갑자기 반대 차선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상황은 마침 맞은편 차량이 없어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방향지시등을 켰다가 껐다가 반복하며 혼란스러운 조향을 보였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차량이 제한속도를 넘겨 주행하는 장면도 있었다. 시속 30마일(48km/h) 제한 구간에서 35마일(56km/h)로 달리는가 하면, 목적지를 지나친 후에도 수 분간 멈추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승객은 하차를 시도했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았고, 뒷좌석 스크린에 “안전하게 하차하세요”라는 문구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초기 문제들로 인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로보택시의 교통법규 위반 관련 신고를 받고 테슬라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팁 주세요” 농담에도 엇갈린 반응

로보택시 호출 앱에서 뜬 ‘팁’ 관련 메시지도 논란을 낳았다. 앱에선 요금을 지불할 때 ‘1달러’, ‘2달러’, ‘다른 금액’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었지만, 선택을 하면 “농담이야”라는 문구와 함께 사이버펑크 스타일의 고슴도치 이미지가 나타난다.
테슬라는 이 기능이 사람이 아닌 기계가 운전하기 때문에 팁이 필요 없다는 점을 유쾌하게 알리기 위한 ‘장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감한 이슈를 가볍게 여겼다”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에선 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는 문화가 명확히 자리잡지 않았고, 앱 기반 호출 서비스가 팁 요구를 점점 강화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던 터였다.

실제로 리프트나 우버는 운행 종료 후 일정 시간 뒤 팁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고, 앱 구조도 팁 선택 창이 먼저 뜨도록 개편한 바 있다.
상용화까지는 ‘넘을 산’ 여전히 많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이번 로보택시를 “지난 10년간의 개발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자찬했지만,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갈 길은 멀다.
특히 오는 9월부터 텍사스에서는 자율주행 차량 운영 기업에 대해 보안성 관련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새 법이 시행될 예정인데 이는 로보택시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첫 규제 장벽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현재까지 공개된 로보택시 주행 성능 관련 자료는 대부분 팬들과 인플루언서가 올린 소셜미디어 영상뿐이다. 차량 성능을 검증할 독립적인 평가나 공신력 있는 테스트는 아직 부족하다.

결국 테슬라가 꿈꾸는 ‘운전자 없는 미래’가 현실이 되려면, 단순한 기술 과시나 이벤트성 운행을 넘어선 진짜 안정성과 신뢰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