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 출고 대기 1천대
할인 없어도 상위 트림 선호
전기차 소비 패턴 변화 신호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 혜택 하나 없이도 판매량이 치솟고 있는 전기차가 등장한 것이다.
주인공은 스웨덴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4’. 정식 출시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누적 계약 1천 대를 돌파하며 전례 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부터 기술까지…눈길 사로잡은 ‘미래형 SUV’
폴스타 4는 단순히 ‘예쁜 차’라는 수식어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파격적인 외형과 기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갖춘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리어 윈도우를 과감히 없애버린 독특한 쿠페형 디자인은 ‘실험적’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듀얼 블레이드 형태의 헤드램프, 공기역학을 고려한 바디 라인은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실내 역시 차별화됐다. 비즈니스 라운지급 공간 설계와 함께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해 고급감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잡았다. 재활용 페트병과 폐어망에서 추출한 소재로 시트와 인테리어를 구성해 환경 의식까지 반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티맵’이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여기에 11개의 카메라와 각종 센서로 구현되는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이 기본 적용돼 안정성까지 챙겼다.
가격 경쟁 없이도 ‘완판’…바뀐 소비 트렌드
폴스타 4의 가격은 싱글 모터 모델 기준 6,690만원, 듀얼 모터는 7,190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옵션을 더하면 최대 8,500만원까지 올라간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체계상 이 가격대 차량은 절반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 기준으로는 최대 196만원, 보조금 지급이 높은 지역도 470만원을 넘기기 어렵다.
그럼에도 폴스타 4는 파격 할인 없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의 차’ 수상을 기념해 제공하는 100만원 보조금 외에는 추가 혜택이 없다.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 넘는 프로모션을 앞세우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 트림 중심의 수요가 뚜렷하다. 전체 계약 고객의 약 70%가 듀얼 모터 모델을 선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퍼포먼스 팩’을 포함시켰다.
폴스타코리아 측은 “별도 할인 없이도 고급 트림이 잘 팔린다는 건 제품 자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만족이 높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보조금보다 ‘가치’를 따지는 시대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소비자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를 찾기보다는 디자인, 성능, 브랜드 철학까지 고려해 ‘나에게 맞는 차’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폴스타 4의 성공이 단순한 브랜드의 성과를 넘어, 전기차 시장 전체의 소비자 구조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출고 대기 역시 뜨겁다. 현재 폴스타 4는 평균 3개월 이상, 인기 트림은 최대 5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사고 싶다’는 대기 수요가 줄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할인 없이도 ‘소유할 가치가 있는 차’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결국 폴스타 4는 ‘보조금과 가격’ 중심이던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와 품질’로 승부를 건 몇 안 되는 모델이다. 그리고 지금, 그 전략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