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HEV 공략 강화
토요타 독주에 현대차 반격
팰리세이드 HEV 출시 예고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한 일본의 토요타에 현대차가 전면 도전을 선언했다.
그 무기로 내세운 건 바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오는 8월 미국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자동차 업계는 이 한 방이 하이브리드 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북미 시장 정조준…팰리세이드 HEV 전면 배치
현대차는 하반기부터 북미 시장에 ‘팰리세이드 HEV’를 본격 투입한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미국 자동차 시장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에 맞춘 전략적 움직임이다.
특히 미국은 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현대차는 이를 겨냥해 연비와 출력을 크게 향상시킨 신형 팰리세이드를 선보인다. 지난 4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이 모델은 현대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한 차량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시동용 P0 모터에서 벗어나 구동 보조까지 가능한 P1 모터를 탑재해, 연비는 기존 대비 45% 향상됐고 최고 출력은 335마력까지 끌어올렸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5월 한 달간 팰리세이드 HEV는 총 8124대가 팔리며 월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그중 무려 616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이는 전체 판매량의 80%를 넘는 수치다. 출시 5개월 만에 출고 대기기간이 5개월로 길어졌고, 현대차 내 모든 차종 중 대기기간이 가장 긴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토요타에 도전장…“대형 HEV 현대차가 접수”
지금까지 북미 대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은 사실상 토요타의 독무대였다. 프리우스와 라브4 같은 소형 차량부터 하이랜더, 시에나, 툰드라 등 중대형까지 HEV 라인업을 두루 갖춘 토요타는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지금껏 엘란트라, 투싼 등 중소형 위주의 HEV 라인업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아의 쏘렌토, 스포티지, 현대차 싼타페에 이어 이번 팰리세이드까지, 라인업의 상단을 채우며 점유율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 내 대형 HEV 시장은 2023년 기준 연간 33만 대 규모로 전체 HEV의 36%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현대차가 이 틈새를 파고들 팰리세이드는, 성능에서도 기존 토요타 차량을 앞선다.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이 246마력에 그치지만, 팰리세이드는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통해 335마력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도 각각 13.8㎞/ℓ(하이랜더), 14.1㎞/ℓ(팰리세이드)로 팰리세이드가 우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가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에 팰리세이드 HEV가 제대로 들어가면 구조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특히 북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팰리세이드에 HEV를 얹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과 미래 전략의 시험대
한편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북미 진출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대형 SUV는 전체 차급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모델로 꼽히며, 하이브리드도 내연기관보다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수입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추후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수익 하이브리드 SUV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존 7개에서 14개로 2배 늘릴 계획이며 기아도 올해 6종 49만 2000대 판매에서 2030년까지 10종 99만 3000대로 라인업과 판매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북미 출시가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팰리세이드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