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브레이크 결함 집단소송 제기
사전 인지했지만 의도적 은폐 의혹
안전벨트 문제에 이어 또 다시 논란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들어요. 진짜 아찔했어요.”
고르지 않은 도로 위에서 갑자기 작동을 멈춘 브레이크, 그리고 이를 알리지 않은 자동차 회사. 현대차의 인기 SUV 모델 ‘팰리세이드’를 둘러싼 집단 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되며 차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에는 2023~2025년형 팰리세이드의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을 문제 삼은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이 접수됐다. 이들은 “현대차가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채 차량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레이크 결함, 알고도 숨겼나

소장을 통해 드러난 소비자들의 주장은 충격적이다. 팰리세이드의 ‘잠금 방지 제동 시스템(ABS)’과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이 요철이 많은 도로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들은 원래 차량의 제동 성능을 보조해주는 장치지만, 해당 모델에서는 오히려 제동을 불규칙하게 작동시켜 긴 정지거리를 유발하고,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팰리세이드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갈 때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원고는 휠의 속도를 잘못 감지해 제동 타이밍이 어긋났고, 이로 인해 급정거 상황에서 차량이 예상보다 훨씬 더 앞으로 미끄러졌다고 진술했다.
리콜도, 고지조차도 없었다는 의혹

문제는 단순히 결함의 존재에 그치지 않는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은 “현대차가 사전 생산 테스트와 소비자 불만 사례를 통해 이미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보증 수리 내역을 통해 해당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리콜 조치나 공식적인 문제 인정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오히려 팰리세이드에 대해 “최첨단 안전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엄 SUV”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브레이크 결함을 알고도 고의로 숨긴 채 마케팅에만 집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안전벨트 문제에 이어 반복되는 논란

이번 브레이크 결함 논란은 팰리세이드에 대한 첫 번째 법적 분쟁이 아니다. 이미 2020~2023년형 팰리세이드 모델에서는 주행 중 안전벨트가 갑자기 풀리는 문제로 인해 또 다른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함”이라며 제조사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이에 미국 내 소비자 보호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현대차가 반복적인 결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은 뉴욕과 오하이오주 거주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향후 대규모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