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주력 공장 가동률 20%로
6조원 적자에 직원 2만명 감축
60년 전통 공장도 위기 봉착

한때 세계 2위 자동차 제조사까지 올랐던 닛산이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닛산은 이달부터 시작해 8월까지 자국 내 주력 공장의 생산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극단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률 20%로 추락, 명문 공장의 몰락

닛산이 감산을 검토하는 곳은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위치한 옷파마 공장이다. 이 공장은 닛산이 생산 기술을 확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상징적인 시설이다.
연간 24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공장의 지난해 실제 생산량은 약 10만 대에 불과했다. 가동률이 40%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감산이 이뤄지면 가동률은 20% 선까지 내려간다.
옷파마 공장은 닛산의 영광스러운 역사와 함께했다. 2010년에는 전기차 리프 생산을 시작했고, 2019년까지 5개 차종을 동시에 제조하며 닛산의 핵심 생산 거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설비 노후화와 함께 현재는 소형차 노트 한 차종만 생산하고 있다.

특히 노트의 판매 부진이 공장 위기를 가속화했다. 2021년 이후 매달 8천 대가량 팔리던 노트는 2020년 말 이후 새 모델이 나오지 않으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4천470대만 판매되며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고가 쌓이자 닛산은 추가 감산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6조원 적자에 직원 2만명 해고 수순

닛산의 위기는 옷파마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 전체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2024회계연도에 6천708억 엔, 우리 돈으로 약 6조3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회사측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도 2천억 엔, 한화로 약 1조9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닛산은 경영난 타개를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2027년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을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웠고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2만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도 예고했다.

옷파마 공장도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닛산은 이번 감산 기간에는 추가 인원 감축 없이 생산라인 정비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닛산의 위기는 숫자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연간 5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2024년도 실제 판매량은 310만 대에 그쳤다. 생산 능력의 60% 수준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추락, 과거 영광은 옛말

한편 닛산의 현재 위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한때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사로 불렸던 글로벌 브랜드가 이렇게 급속히 몰락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옷파마 공장의 침체는 닛산 전체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60년 넘게 닛산과 함께해온 이 공장이 가동률 20%까지 떨어지는 것은 단순한 생산 조정을 넘어 회사 존립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닛산이 이런 극단적 조치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큰 위기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때 일본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었던 닛산의 미래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