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65% 독주 체제
출고 대기 10개월 기록
중국 BYD 돌핀과 경쟁
기아의 경차 ‘레이’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65%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하며 독주 체제를 확고히 굳혔다. 신차 주문이 폭주하면서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최대 10개월이 걸리는 이례적인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6년형 모델은 강화된 안전 사양과 전기차 혜택을 등에 업고 경차를 넘어 패밀리카와 레저용 차량의 경계까지 허물고 있다.
지금 계약해도 11월 인도… 출고 대기 10개월로 늘어난 이유
1월 기준 기아 레이의 출고 대기 기간은 전기차 모델(레이 EV)과 가솔린 최상위 트림인 ‘X-라인’을 중심으로 최대 10개월까지 집계됐다.
1년 전 대기 기간이 7개월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개월이 더 늘어난 수치다. 이달 신차를 계약하더라도 실제 차량을 인도받는 시점은 올해 4분기인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품귀 현상은 고물가·고금리 기조 속에서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로 수요가 몰린 데다, 레이 EV가 가진 탁월한 도심 주행 경제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G80·K5 제친 판매 11위… 경차 10대 중 6대는 ‘레이’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레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총 4만 8,210대가 팔려 전체 경차 시장의 64.6%를 차지했다.
이는 도로 위에서 팔리는 경차 10대 중 6대 이상이 레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국내 전체 신차 판매 순위에서도 레이는 제네시스 G80과 기아 K5 같은 쟁쟁한 세단 모델들을 제치고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차 시장 전체 규모가 전년 대비 24.8% 감소하며 위축된 상황에서도 레이는 판매 감소 폭을 1.6%로 방어하며 사실상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공간의 마법 ‘박스카’ 설계… 2026년형에서 더 똑똑해진 안전
레이의 독주 비결은 일반 경차와 차별화된 박스형 차체에 있다. 1.7m에 달하는 전고와 조수석 측 B필러(기둥)가 없는 슬라이딩 도어 구조는 승하차 편의성은 물론, 유모차나 자전거를 통째로 실을 수 있는 압도적인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2026년형 레이는 경차 최초로 ‘차로 유지 보조 2’와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항차)’ 등 중형차급 안전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또한 레이 EV의 경우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도심 기준 233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올해 신설된 최대 130만 원의 전환지원금 혜택까지 더해져 2,000만 원대 초반의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 BYD ‘돌핀’의 습격… 2026년 경차 시장의 새로운 변수
다만 레이의 독주 앞에 거대 대항마의 출현이 예고되어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 BYD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액티브‘가 정부 인증을 마치고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돌핀은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최대 354km를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 면에서 레이 EV를 압도한다. 업계에서는 돌핀의 국내 가격이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이에 대응해 레이의 감가상각이 적은 중고차 가치 보전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전용 액세서리 공급을 강화하며 ‘K-경차’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