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美서 판매량 급감
재고 부족, 연식변경이 원인
내연기관 차는 폭발적 성장

“한 달에 2천 대씩 팔리던 EV9이 단 37대만 팔렸다?” 갑작스러운 EV9의 판매량 급감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의 준대형 전기 SUV EV9이 최근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러나 수요 부족 때문이 아니라 뜻밖의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갑작스런 판매량 급감, EV9의 비밀은?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기아의 전기 SUV EV9은 단 37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2,187대와 비교하면 98.3%나 급감한 수치다.
그동안 EV9은 매달 2천 대가 넘는 판매량을 유지하며 준수한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에 더욱 의아함을 낳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급격한 판매량 하락이 단순한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가 아니라 재고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전역 약 800여 개 딜러점을 통틀어 EV9의 재고는 극히 적다. 주요 자동차 판매 사이트를 조사해봐도 등록된 EV9 차량은 12대 미만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전체 부진 속 내연기관차 강세

전기차 판매량 급감은 EV9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아의 또 다른 전기차 EV6 역시 5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9.9% 줄어든 801대에 머물렀다.
올 들어 누적 판매량 역시 지난해보다 약 40.8%나 감소했다. 포드 역시 자사의 전기차 F-150 라이트닝과 E-트랜짓 등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 전기차 시장 전체가 침체 상태임을 시사한다.
반면 내연기관 모델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아의 중형 세단 K5는 올해 들어 누적 판매가 전년 대비 무려 220% 증가한 28,951대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만 6,957대를 판매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미니밴 카니발 역시 전년 대비 68% 증가한 6,975대를 기록하며 내연기관 차량들의 인기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V9, 새로운 전략으로 반등 준비

한편 기아는 지난주 2026년형 EV9의 가격을 발표했다. 일부 트림의 경우 전년 대비 가격을 오히려 내리는 등 가격 경쟁력까지 더욱 높아졌다.
2026년형 EV9의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방식이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모델은 테슬라의 NACS 충전 포트를 채택할 전망이다. 이로써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충전 인프라 접근성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아 EV9이 테슬라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경쟁력은 더욱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