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압박에도 가격 인상은 “정기 검토”
현대차의 대응에 업계 해석 엇갈려
국내 소비자 영향은 아직 불투명
“미국에서 현대차 값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9일(현지시간),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 차종의 권장 소매가를 약 1% 인상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곧바로 “관세와는 상관없는 정기 검토”라고 선을 그었다. 이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공세를 펴고 있는 ‘수입차 고율 관세’ 정책과 연계된 움직임으로 해석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현대차는 시장 변화에 따른 연례적인 가격 점검일 뿐,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상 대상은 “신규 생산차”…배송비·옵션 수수료도 조정 가능성
블룸버그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인상 대상은 미국 현지에서 새롭게 생산되는 차량으로, 이미 전시된 기존 물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더불어 기본 가격 자체를 크게 올리지 않기 위해 차량 배송비나 출고 전 설치되는 루프 레일·바닥 매트 등 선택 품목의 수수료 인상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러한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일부에서는 “관세 회피용 가격 조정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25% 수입차 관세 도입 가능성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가격 결정 안 돼…시장 흐름 따른 점검일 뿐”
이에 대해 현대차 미국법인은 같은 날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현재는 연례적인 가격 검토 시기일 뿐”이라며 “가격 인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과 수요, 규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가격 전략과 맞춤형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6월 2일까지는 전 차종의 권장 소매가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6월 초 이후 가격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국내 가격도 오를까?…”지켜봐야 할 시점”
이번 미국 내 가격 검토가 국내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미국 법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고,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 원자재 값 상승과 물류비 부담, 고환율 등 다양한 요소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미국 외 지역에서도 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시장 역시 비슷한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현대차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