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평균 2.5% vs 현대차·기아 6.7%”…5월 성장률 비교에 ‘압도적 차이’



미국 시장 점유율 11% 돌파
5월 성장률 업계 평균 2배
관세 위기 오히려 기회로
Hyundai Kia US Sales
미국 자동차 판매점 (출처-연합뉴스)

전반적인 침체 흐름 속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 5월, 미국 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평균 2.5%에 그친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6.7%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패닉 바잉’을 빠르게 포착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관세 인상 가능성과 가격 압박 등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가 예고돼 있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꾸준한 상승세, 이례적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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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출처-현대차그룹)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는 현대차·기아가 올해 1~5월 미국 시장에서 총 75만2778대를 판매해 점유율 1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그룹 전체 점유율이 11%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1월 10.5%에서 2월 10.6%, 3월 10.7%, 4월 10.8%, 5월 11.6%로 한 번도 주춤하지 않고 매달 오름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5.8%, 기아는 5.2%를 각각 기록해 브랜드 간 균형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량은 지난 4월에만 2만613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65.8%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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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HEV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대차·기아는 이미 관련 모델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관세 전 ‘패닉 바잉’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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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판매점 (출처-연합뉴스)

이번 성장세에는 관세 이슈를 둘러싼 소비자 심리를 간파한 전략도 한몫했다. 지난 3~4월,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차를 사자’는 심리가 확산되며 이른바 ‘패닉 바잉’ 현상이 벌어졌고, 현대차·기아는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4월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율은 16.3%로, 같은 달 업계 평균 증가율인 11.1%를 크게 앞섰다. 이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물량을 밀어낸 전략이 적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생산량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비교적 빠르게 대응한 편”이라며 “재고 확보와 HEV 중심 프로모션 전략이 단기적인 효과를 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엔 관세 변수, 상황 반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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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드자동차 매장 (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지금의 호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긴 어렵다. 관세 시행을 앞두고 확보했던 ‘비관세 재고’가 점차 바닥나면서 차량 가격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일부 차량의 미국 판매가를 인상했고, 토요타도 오는 7월부터 미국 내 차량 가격을 평균 270달러(한화 약 36만원) 올릴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도 경쟁사의 가격 조정을 지켜보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률이 낮은 브랜드부터 가격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美 대통령, 관세 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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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국 내 공장 설립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동차 관세 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머지않은 시기에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관세가 높아질수록 해외 브랜드가 미국 내에 공장을 짓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현대차·기아는 단기적인 호조에 안주하지 않고 가격 전략과 현지 생산 확대 등 보다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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