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속 해외 선방
스포티지 글로벌 최다 판매
4개월 연속 성장세 지속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국내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국내 수요 위축과 물가 상승 등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두 회사는 글로벌 전략 차종과 친환경차 판매를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해외 시장서 체면 세운 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5월 한 달간 전 세계에서 총 35만 1,17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5만 8,96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5.2%의 하락을 기록했다.
세단과 SUV 등 주요 차종 대부분이 부진을 겪었으며 아반떼, 그랜저, 쏘나타 등 세단은 총 1만 5,923대,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을 포함한 RV 부문은 2만 3,232대 판매됐다. 또한 포터와 스타리아는 각각 4,498대, 3,282대가 출고됐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0.9% 줄어든 29만 2,208대를 판매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극심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차세대 모델을 출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해외 판매 늘리며 성장세 이어가
기아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총 26만 9,14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4만 5,003대가 판매되며 2.4% 하락했지만, 해외에선 2.6% 상승한 22만 3,817대를 팔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SUV와 전기차가 강세를 보였다. 스포티지는 전 세계에서 4만 8,091대로 기아 전체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렸으며, 셀토스(2만 6,017대), 쏘렌토(2만 1,889대)도 각각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쏘렌토가 7,734대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승용 모델 중에서는 레이와 K5, K8 등이 고르게 팔렸으며, 카니발과 EV3, 타스만 등 RV 부문도 2만 9,596대로 꾸준한 수요를 유지했다.
기아 측은 “전기차 EV4와 픽업 모델 타스만의 성공적인 출시 덕분에 4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해 판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차 전략, 실적 반등의 열쇠
한편 두 회사의 공통된 성장 동력은 명확했다. 바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전략이다. 글로벌 친환경 수요 확대에 맞춰 라인업을 재편하고, 전략 차종 중심의 수출에 집중한 결과였다.
국내에서는 고금리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판매가 줄었지만, 해외에서는 친환경차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특히 EV3, EV4, GV70 EV 등 최신 전기차 모델들이 수출 주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친환경차 투입을 지속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