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유럽 규제 강화, 차값 재편
안전장비 기본화 확대, 원가 압박
사양 두터운 현대·기아, 기회 확대
2026년을 전후해 유럽 신차 시장의 ‘가격 공식’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전장비 의무화와 환경 기준 강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그동안 옵션으로 팔리던 장비들이 기본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규제가 높아질수록 결국 경쟁력은 ‘가격 대비 구성’에서 갈린다. 이미 비슷한 사양을 갖춘 브랜드는 방어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가격 인상이나 트림 정리에 몰릴 수 있다.
안전장비 기본화의 파장
핵심은 2026년 7월 무렵부터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거론되는 운전자 보조장비 의무화다. 차선을 벗어나려 하면 개입하고, 위험 상황에서 자동으로 제동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없으면 판매하기 어려운 조건”이 된다.
결국 카메라·레이더 같은 센서가 늘어나고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까지 포함되면서 차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사고 기록 장치나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처럼 규정에 맞춘 ‘필수 하드웨어’가 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본 트림 가격도 올리 수 밖에 없다.
Euro 7, 배출가스 넘어 미세먼지까지
환경 규제도 한층 촘촘해진다. Euro 7은 내연기관 배출가스 기준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성능 유지 조건, 브레이크 마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관리까지 다룬다.
내연기관은 촉매·필터 등 후처리 장치의 내구 요구가 강화되는 흐름이고, 전동화 모델도 시험·검증 항목이 늘어날 수 있다.
기준이 복잡해질수록 개발과 인증 비용이 커지고, 부품 단가와 테스트 비용이 누적돼 원가 압력은 판매가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럽은 모델별 CO₂ 평균과 연동되는 전략이 강해, 제조사들이 ‘규제 리스크’를 가격에 선반영할 여지도 있다.
트림 재편과 ‘기본사양’의 반사이익
이 변화는 유럽의 판매 구조와 맞물려 체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소형차는 시작가를 낮게 보이게 하는 엔트리 트림이 중요한데, 안전 사양이 기본으로 올라가면 ‘저가 트림’이 설 자리가 줄어든다.
제조사는 트림을 줄이고 옵션을 묶어 평균 판매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수익성이 맞지 않으면 소형차 라인업을 축소하거나 단종하는 선택도 나온다.
이때 현대차·기아처럼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안전·편의 기본 구성을 두텁게 가져가던 브랜드는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
규제가 요구하는 항목 일부가 ‘추가 비용’이 아니라 ‘이미 포함된 기본’에 가깝다면, 가격 인상 폭도 상대적으로 완만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동화 전환 속도, 소비자 가격 민감도,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 같은 변수도 함께 움직이는 만큼, 2026년 이후 ‘가성비’의 기준이 어디로 재편될지는 시장이 답을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