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제주도 렌터카 공급
아토 3 소비자 체험 확대
심리적 거부감 해소 전략
“중국 전기차? 믿고 탈 수 있나?” 많은 소비자들이 가졌던 의문이 제주도 렌터카 업체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하루 대여료 2만 5000원, 아이오닉 5와 동일한 가격에 중국 전기차를 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교묘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직접 판매로 소비자 거부감에 부딪히자, 렌터카라는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BYD는 첫 시판 모델 아토 3를 앞세워 제주도 렌터카 시장부터 공략하며 한국 시장 침투에 나섰다. 업계는 이를 중국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를 노린 치밀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주 일부 렌터카 업체들이 BYD 아토 3를 소비자에게 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렌터카 같은 대형 업체가 아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 렌터카 업체들이 서비스 대상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실제 제주의 한 렌터카 업체에서 전기차를 검색해보니 아토 3의 하루 대여료는 2만 5000원으로 2021년식 아이오닉 5와 동일했다. 다른 수입 전기차인 폴스타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비용은 아토 3가 국산 전기차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라면서도 “중국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고, 그때는 대형 업체에서도 물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도 렌터카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지역 특성상 소비자 경험 확대 측면에서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 렌터카 등록 대수는 현재 3만 대 수준으로 대부분 관광객 수요다.
심리적 거부감 해소를 위한 우회 전략
BYD의 제주 렌터카 공급은 국내 판매 딜러사를 통해 이뤄졌다. BYD코리아는 국내 전기차 판매를 위해 6개 딜러사를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계인 ‘하모니오토모빌’을 통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모니오토모빌은 중국 최대 딜러사인 하모니오토그룹의 한국 법인으로 제주를 비롯해 서울 지역의 BYD 판매를 담당한다.
업계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 다수가 렌터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BYD의 제주 렌터카 공급이 소비자의 심리적 거리감을 낮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BYD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중국 전기차라는 거부감은 존재한다”면서 “렌터카의 경우 이런 거부감이 덜하고, BYD 렌터카 이용 경험이 좋다면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검증된 전략의 국내 적용
BYD는 이미 해외에서도 같은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우버와 손잡고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전기차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그랩과 5만 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한국 시장 진출 당시에도 국내 일부 대형 렌터카 업체에 공급 의사를 타진했으나 일단 불발로 끝났다. 하지만 중소형 업체를 통한 시장 진입이라는 우회로를 찾아낸 것이다.
한편 올해 1월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BYD는 4월부터 소형 전기 SUV 아토 3의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해 약 두 달 만에 1066대를 판매하며 같은 기간 수입 전기차 시장 3위에 올라섰다.
또한 최근에는 전기 세단 ‘씰’의 주행 거리 인증 등을 완료, 3분기 출시를 준비 중이며 연내 전기 SUV ‘씨라이언 7’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중국 전기차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