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꺾고 판매 2위
풀체인지 전 폭발적 인기
K3 단종 후 시장 독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영원한 ‘성공의 상징’으로 통하던 그랜저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한 해 누적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차의 베스트셀러 ‘아반떼‘가 총 79,335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산차 전체 판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부동의 1위 후보였던 그랜저(71,775대)를 약 7,500대 차이로 따돌린 결과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체면보다는 실속을, 대형 세단보다는 합리적인 준중형 세단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년 대비 판매량이 약 39.5%나 폭증하며 구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역주행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랜저가 부럽지 않은 가성비… 소형 SUV까지 집어삼킨 저력
아반떼가 이토록 사랑받는 배경에는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이 자리 잡고 있다. 시작 가격 2,034만 원은 사회초년생부터 은퇴 세대까지 아우르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로 통한다.
최근 소형 SUV들의 가격이 급격히 치솟으며 3,000만 원대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아반떼는 낮은 전고를 통한 안정적인 주행 질감과 넓은 실내 공간을 모두 갖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차주들 사이에서는 “2천만 원대에 이 정도 편의사양을 누리는 것은 일종의 사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력인 1.6 가솔린 모델은 하이브리드가 아님에도 리터당 15km를 넘나드는 경제성을 갖춰 하이브리드의 긴 출고 대기 시간을 견디지 못한 실속파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K3의 퇴장과 승자독식… 준중형 세단 시장의 대안 없는 왕
현재 아반떼의 폭주를 막을 라이벌은 국내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기아 K3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공식 단종되면서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 시장을 100% 점유하는 무혈입성을 달성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준중형 세단을 사고 싶어도 아반떼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승자독식’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K3 대기 수요까지 아반떼로 흡수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경쟁 모델 부재라는 시장 특수성과 함께, 경기 침체기에 강한 준중형 모델의 특성이 맞물려 올해 역시 아반떼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세대 풀체인지 예고… 플레오스 커넥트로 무장한 ‘완성형’의 등장
한편 아반떼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중순, 8세대 풀체인지 모델(CN8)을 전격 공개하며 왕좌 굳히기에 들어간다.
신형 아반떼는 현대차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기반으로 스마트 키 성능 개선과 고도화된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다.
디자인 역시 파격적인 변신이 예고되어 있어, 기존 구형 모델의 판매 호조가 신형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비록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신형 모델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여전히 그랜저나 SUV 대비 높은 경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국민차’의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