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한계 넘은 퍼포먼스
F1 기술 집약된 미래 스포츠카
5분 충전에 400km 질주 가능
불가능에 가까웠던 수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자동차 업계가 술렁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가 독일 아팔터바흐에서 전기 하이퍼카 콘셉트 ‘AMG GT XX’를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의 한계를 거침없이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간 내연기관 중심의 퍼포먼스에 익숙했던 고성능 시장은 이번 신작이 등장하자 일제히 시선을 빼앗겼다.
시속 360km 전기차, 신기루 아닌 현실
AMG GT XX는 최고 시속 360km에 달하는 전기 스포츠카다. ‘포뮬러 원(F1)’에서 갈고닦은 배터리 기술과 세 개의 축방향 자속 모터가 탑재된 이 차량은 기존의 전기차와는 다른 차원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전방 1개, 후방 2개의 모터는 부피는 줄이되 출력은 극대화해, 무려 1000㎾(1360마력)의 힘을 낸다. 이는 기존 AMG의 하이퍼카 ‘AMG ONE’보다도 약 300마력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공기 저항 계수는 단 0.198Cd에 불과해, 공기와의 마찰마저 최소화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이번 콘셉트카는 향후 출시될 AMG 전기 아키텍처(AMG.EA) 기반 4도어 스포츠카의 청사진이기도 하다.
이 차를 통해 AMG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배터리 기술력 ‘정점’
눈길을 끄는 건 배터리다. 신형 배터리 HP.EB는 F1에서 도입한 고성능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짧은 충전 시간과 안정적인 출력이 강점이다.
특히 5분 충전만으로 약 400km(WLTP 기준)를 달릴 수 있으며, 고속 주행 중에도 셀의 온도는 최적 범위를 유지한다.
AMG는 배터리 셀 내부 구조까지 전면 개선했다. 지름이 좁은 원통형 셀에 레이저 용접된 알루미늄 하우징을 적용해 발열을 최소화했고 비전도성 오일로 구성된 냉각수가 셀을 감싸는 방식으로, 정밀한 열관리가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차량의 드라이브 상황과 회생 제동 조건을 학습해 셀 온도를 조절하는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도 적용돼, 고속에서도 꾸준한 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외형부터 사운드까지…“AMG다웠다”
외형도 기존 전기차와는 다른 감성을 담았다. ‘사람의 근육’을 형상화한 듯한 유려한 곡선과 근육질 캐릭터 라인은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췄다.
21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에는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밀착되는 블레이드를 장착해 공기 저항을 줄였고, 후면부에는 MBUX 플루이드 라이트 패널을 장착해 픽셀 기반의 텍스트와 애니메이션 정보를 표시할 수 있게 했다.
심지어 외부 스피커까지 헤드라이트 내부에 통합해 공간과 무게를 절감하면서도, 보행자 보호를 위한 경고음도 제공한다. 이처럼 시각·청각·성능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전기 스포츠카는 드물다.
시트는 3D 프린터로 운전자의 체형에 맞춰 제작되며 AMG는 이 기술을 향후 양산 차량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고든 바그너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총괄은 이번 AMG GT XX 디자인을 “매혹적이고 강력하며 숭고하다”고 요약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GT XX와 함께 향후 2030년까지 전 세계에 1만 개 이상의 초고속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시대에 AMG 고객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