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필요 없으니 안 왔으면”.. 카공족 습격에 고통 호소하는 자영업자..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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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울리는 ‘카공족’
한 잔 주문하고 하루종일 버티기도…
온라인 누리꾼들 의견 나뉘어
자영업자-죽이는-카공족

최근 카공족에 대한 문제로 인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강남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중이라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점주는 “낮 시간에는 절반 넘는 자리가 카공족들에게 점령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좌석 15개 중 10개가 근처 학원가 학생들이 차지했다는 것. 이어 “회전율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게다가 전기 요금 인상으로 점점 더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경북 경산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근처 영남대학교가 있다보니, 학생들이 오래 있는 경우가 많고, 대학생 특성 상 카공족들이 많다”고 입을 뗐다. 이어 “3, 4 시간은 기본으로 있는데 음료 한 잔만 시키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실 상 적자다”고 불만을 표했다.

카공족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점차 늘어나는 카공족으로 인해 점주들의 고민도 매일 늘어가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회전율이 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카공족들이 점령하면서 카페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카공족들도 내 돈 주고 이용하는 것에 눈치를 봐야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카공족
출처=겟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들은 카페에서 책과 노트북 등을 들고 와 공부를 한다. 도서관이나 독서실보다 접근성도 좋고 백색소음에 무료 와이파이가 있는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카공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페 점주들에게 ‘회전율’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공공요금이 올랐고 카페 운영을 위해 필요한 비용이 늘어남에도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족으로 인해 새로운 손님들이 그냥 나가게 되면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카페 점주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카공족들 중에서 멀티탭까지 가져와 전자기기를 충전하며 카페를 이용하는 행태까지 보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 금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도 이런 문제로 인해 최근 카페 콘센트를 모두 막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노트북에 모니터까지 가져와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손님도 있었는데, 제재할 수단이 없어 결국 콘센트를 막아버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용시간 제한을 두거나,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고, 공부에 방해가 될만한 노래를 트는 등 점주들도 여러 대응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카공족
출처=겟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하지만 카페가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경쟁 또한 치열하다보니 결국 손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8월을 기준으로 전국 커피음료점은 9만 1천여곳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4만 4천여곳 대비 거의 두 배 이상늘은 수치다.

회전율을 위해 점주들은 이용 시간 제한을 두거나 추가 주문을 요구하곤 하는데, 손님들이 포털 사이트 후기에 바로 내용을 올리면서 고심은 더 커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C씨도 이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달 이용시간 2시간 제한을 공지했다가 불과 일주일만에 철회해야 했다고. 몇몇 손님들이 포털사이트에 ‘이용시간에 제한이 있다’, ‘돈 내고 이용하는데 눈치 보인다’ 등의 글을 올리면서 이용객이 급감했기 때문. 그는 “인건비와 월세를 내고 나면 이윤이 크질 않기에 어쩔 수 없이 내건 방법이었는데, 이후 손님이 급감했다, 지금은 도대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K씨 역시 카공족으로 인해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씨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오셔서 저랑 같이 퇴근한 적도 있다”며 “손님이 많지 않은 매장이라 따로 제재하지는 않지만 간혹 손님이 몰려 좌석이 부족할 때는 다시 오더라도 눈치껏 그 시간만은 피해줬으면 하는 생각인데 전혀 신경도 안쓰는 눈치다”고 토로했다.

카공족
출처=겟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카공족들도 카페의 이러한 방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대학생 김씨는 “무료 이용도 아니고, 카페에서 몇 시간 당 몇 잔을 주문해야 한다는 등의 이용 방식을 정하면 소비자들이 더 나은 조건의 카페를 가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준생인 강씨도 “학원이 끝나고 2시간 가량 카페를 이용하곤 하는데, 차라리 주문 할 때 정확한 룰을 정해주면 눈치 보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 같은 사정에 일본에서는 카공족들을 위한 매장이 생기기도 했다. 카공족을 위한 공간과 좌석을 마련하고 이용금액을 따로 받는 것이다. 또, 스타벅스와 공간컨설팅 전문기업이 협업해 1인 좌석 및 회의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일본 긴자에 위치한 이 매장은 독서실을 방불케 하는 1인 좌석과 개인 스탠드 등이 준비되어있다.

다만, 이용 요금이 결코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다. 1인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5분당 300엔, 1시간이면 1200엔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한화로 시간당 약 1만 2,000원의 금액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금액은 음료값을 제외한 금액이며 음료를 추가로 주문하게 되면 금액은 더 비싸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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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린 기자
financehong@finan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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